무서운 이야기
[디미토리/실화]너네 대신 날 데려가라고 한 적 있어? 본문
난 있다
정확히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어릴때였는데 (아마 유치원?
꿈에 아주 화려하게 입은 할머니가 나와서 내 앞에 허리 숙이고 서더니
너네 엄마 데려가려고 왔으니까 작별인사 하라고 마찬가지로 아주 곱게 입은 엄마를 데려온 거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마음에 엄마랑 떨어진다는 게 너무너무 싫어서
싫어요 엄마 데려가지 마세요 하면서 할머니 치마를 잡았거든
진짜 끈질기게 잡았던 것 같아 어릴적 꿈이라 생생하게 기억은 안 나고 막 짤랑거리는 치마를
조그만 손으로 잡고 안돼요 안돼요 하면서 엉엉 울었더니
그 할머니가 혀를 한번 차더니 날 보고 엄마 한번 보고
그럼 너네 엄마 여기 두고 네가 나랑 갈까? 했어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던 것 같음.
꿈이 다 그런 것처럼 엄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할머니가 좀 곤란한 표정으로
진짜 할미랑 갈거야? 가면 못 오는데? 엄마 데려가는게 낫지 않을까 애기야? 하면서 나를 달랬던 것 같음 근데
난 진짜 엄마 없어진다는게 너무 무서워서 네 네 제가 갈래요 엄마는 안돼요 저 동생도 있어요 (ㅋㅋㅋㅋ) 하면서 필사적으로 어필했던 것 같음
그리고 할머니랑 약속하고 새끼손가락까지 걸었어
그럼 네가 네 엄마 대신 가는 거다 엄마 나이 되면 할미가 데리러 오마 하고 약속하니까 진짜 쿨하게 가시더라
그냥 어릴때 꿈이 생각나서 한번 적어봤어
그 때 우리 엄마가 2n세였는데 나도 지금 딱 2n세거든
요즘 위/목/가슴/배/허리 가 아파서 병원 갔는데 좀 많이 안 좋은 상태라
모레에 수술한다?
근데 신기한 건 엄마가 2n세에 병을 가지고 있던 그 자리임 (엄마는 완쾌하심!)
병원에 앉아서 노트북 만지다 보니까
그 때 이야기가 생각나서 함 적어봤어
물론 나는 그때 엄마 데려가지 말라는 거 하나도 후회 안 하고 사실 그런 거? 귀신 같은 거 믿지도 않지만
혹시 모르니까 다른 사람 대신 간다고
함부로 약속은 하지 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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