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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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이야기

[스레딕/공포/레전드] 기도원

탱녀 2024. 9. 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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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2:06:56 ID : unA4ZfU40rg

난 기도원에 다녀왔던 사람이다.

주작이라고 하면 증명할 방법이 없지만 믿어줬음 좋겠다.

난 2009년 중2의 나이로 기도원에 들어갔다. 억지로 들어간거나 다름없지.

지역도 모르고 그냥 차에 짐짝 싣듯이 태워져 절망에 빠져 기도원에 들어갔어.

가족들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 나는 어쩐지 기독교에 반감을 갖게 되었어.

주일마다 교회에 끌려가는 개같은 생활. 형제들과 부모님은 내게 신앙을 강요했고

초등학교땐 어찌저찌 넘어갔으나 중학교땐 머리가 좀 커서 정말 싫더라고.

친구들과의 비행으로 그런 스트레스를 해소하다가 중2때 사고를 쳤어.

선배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댕기다가 물건 하나를 깨부쉈어. 아마 분재같은 거 였을거야. 물론 사유재산이었고

CCTV가 재수없게(물론 잘못한 일이지만) 걸려있어서 교복 등이 확인되어 손해배상을 하니

선배1(오토바이 운전)/선배2(분재 분지름)/선배3(내가 탄 오토바이 운전)/나(분재 같이 분지름)

이렇게 해서 운전자들은 30만원씩, 분재를 분지른 우리는 300정도 물렸어. 굉장히 비싼 거였다고 하더라고.

아무튼 그렇게 내 비행을 보다 못한 우리 부모님은 날 어느 기도원에 넣어 신앙심을 길러 더 이상의 비행을 막겠다고 했어.

그래서 난 끌려갔지.

 

2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2:23:30 ID : unA4ZfU40rg

차창 너머로 보이는 건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교회와 콘크리트로 대충 지은듯한 1층짜리 건물들?

보기만 해도 겁나게 을씨년스러운데 심지어 정문은 녹슨 철창 문.

더욱 의문스러웠던 점은 철창 문이 이중삼중으로 잠금장치가 되어있었던 것,

그리고 녹슨 철조망과 대조되는 날이 서 있는 가시철조망이 소름끼쳤어.

전화를 하자 관리자 같이 보이는 사람이 교회에서 나와서 문을 열어줬어.

나는 부모님과 함께 교회로 들어갔지.

 

3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2:35:04 ID : unA4ZfU40rg

나를 반기는건 기도원장이자 사모님인 유바바 닮은 아줌마랑 교회 담임목사인 전두환 닮은 아저씨

부모님은 내 비행이력을 낱낱이 밝히고선 어떡하면 좋냐고 막 울고 그러더라고.

유바바는 걱정말라며 우리 엄마를 위로하고 전두환이 씨익 웃으면서 길 잃은 어린 양, 나쁜 짓한 어린 양도

하나님 밑에선 같은 자식이라면서 걱정말라며 기도하면 너도 구원받고 부모님도 속 안썩일거라며

앞으로 목사님이랑 사모님이랑 같이 기도하자고 쓰다듬

솔직히 개같아서 싫어요 라고 하고 방을 나가는데 덩치는 작은데 깡다구는 겁나 세보이는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음.

 

4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2:43:53 ID : unA4ZfU40rg

"어딜 가니?"

지 나름대로는 상냥해보이려고 하ㅁ는데 이미 금니랑 빠진 이빨에서 소름.

들고 있는 건 각목. 이건 뭔지 모르겠다 싶어서 다시 들어가긴 함.

그러니까 그 목사 부부가 웃으면서

"할 마음이 생겼니?"

근데 이미 할 마음이 없어도 엄마아빠가 나 여기 두고 갈거니 어쩔 수 없음.

 

5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16:56 ID : aljwMqoY4Hv

여기 애들은 오토바이 타는 오빠 보면 기억폭력 당하고 공황장애 와서 거친 숨 내쉬며 갤러리 손 벌벌 떨면서 들어가서 22분 30초 짜리 애니 풀로 감상하고 사타구니 긁으면서 짱깨 시키고 염색한 배달부면 그릇에 침 뱉고 정신승리한다... 조심해...

 

6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19:02 ID : aljwMqoY4Hv

담당일찐 생각나서 애들 잠 못자고 최애캐 굴린다며 메모장 키고 sm 소설을 빙자한 똥 싸질르면서 해소하다 밤 새고 엄마가 우리 00이 아침 밥 먹어! 하면 바카야로-!!! 나 피곤하다고-?! 마마-!!! 하면서 안 먹고 가슴에 대못박음

 

7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19:19 ID : unA4ZfU40rg

부모님은 나보고 하는 말이 주님의 은총 아래 새사람 되라고 하고 돌아가심.

앉아서 목사부부가 준 차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그 깡센 아저씨랑 문 열어준 관리인 아저씨가

짐을 들어주겠다고, 방을 안내해주겠다며 가는데 괜시리 들고있는 각목이나 나무봉 같은게 신경쓰여서

왜 이사람들 이걸 들고 있나 했음. 그나저나 숙소로 가는데 내가 봤던 그 콘크리트 건물...

 

8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19:57 ID : unA4ZfU40rg

>>6 뭐여 예전 스레딕 같은 느낌 아니었어?

좆망한겨?

 

9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20:16 ID : aljwMqoY4Hv

인제 또 양홍원 인스타 들어가서 영웅놀이까지 하면 어떠케...

 

10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21:00 ID : aljwMqoY4Hv

흐름 끊겼네 미안.. 구레딕 느낌은 절대 아님... 계속 풀어줘 듣고 있어...

 

11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34:05 ID : unA4ZfU40rg

비루한 그림실력 때문에 글로서 설명하자면.

가로가 긴 직사각형 1층짜리 건물에 통로가 나있고 벽마다 촘촘하게

한 칸씩 방이 있어. 방 문에는 조그만한 쪽창문이 나있고

딱 이맘때 쯤이라 5시면 해가 지는데도 안에 불 켜져있는 곳은 하나도 없고 무슨 수용소같은 느낌.

너는 여기서 자라고 주는데 건물 이름은 요셉관, 방 번호는 12번이었어.

 

12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35:29 ID : unA4ZfU40rg

>>10 그래서 빤스런 하려다 다시 돌아왔어 ㅋㅋ

 

13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50:26 ID : unA4ZfU40rg

대충 기억나는 대로 그리자면 저렇게 돼있고 내가 묵은 곳은 요셉관이야.

건물은 저렇게 그려놨지만 꽤 커, 너비는 한 컨테이너 박스 네개정도? 복도부분은 파란색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그런 느낌. 건물의 문은 따로 없고 벽에 한칸씩 방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어. 다른 건물들도 마찬가지.

 

14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49:01 ID : Mi7bxCjirs7

계속 얘기해줘어엉

 

15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53:06 ID : unA4ZfU40rg

참고로 저기 있는 우측 건물들은 다 기도원 사람들이 묵는 곳이야.

방은 정말 열악해. 창문 하나 없고 백열전구 같은거 하나 달려 있는데 그것도 안켜지더라고.

어이 없다는 듯이 관리자를 쳐다보니 하는 말이

"예수님을 섬기는데 궁전에서 섬길라고? 이런 데서도 다 먹고자고해. 요즘 애들이 말야..쯧쯧"

요즘애들 문제가 아닌데? 심지어 방에 화장실도 없어. 찾아보니 방바닥 옆에 작은 구멍이 나 있는데

거기가 바로 화장실. 밑에 보면 아마 바로 정화조로 연결되나봐.

 

16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55:28 ID : unA4ZfU40rg

심지어 방은 키가 그때 당시 175였던 내가 누우면 한 30cm정도 남는 수준의 방.

언제 빨았는지도 모른 땟국물이 질질 흐르는 베개와 이부자리. 경악하고 있을 때 즈음

6시가 되자 '땡땡땡'하는 소리가 들리고 다들 걸어나와. 근데 뭔가 심상찮아.

다들 뭔가 비틀비틀, 아니면 느낌들이 다 이상해. 괜찮은 사람들이 없어.

물론 기도원에 뭐 알콜중독자나 그런 사람들도 온다곤 하지만 너무 수가 많아.

 

17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3:57:19 ID : 7802nDBxVhv

에엑...듣고있어

 

18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01:26 ID : unA4ZfU40rg

하긴 다들 기운 없겠지, 저런 방에 갇혀있으니.. 에휴 시발 내인생 하고 사람들을 따라갔어.

저 위의 사진의 기도원 예배당 지하로 우르르 내려가. 나도 따라 내려갔어.

예전에 무슨 학교 레크리에이션 하는 강당? 같은 느낌에 방석도 없이 그냥 사람들이 아무데나 무릎 꿇고 앉아서

각자 들고 온 성경을 펴고 있어. 근데 난 성경 같은 거 안받았는데...

그리고는 목사가 이상한 하얀 가운을 입고는 나와서 잠깐 찬송가를 부르게 해

 

19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05:54 ID : unA4ZfU40rg

그런데 아마 몸이 불편한 사람도 있었던 것 같아. 약간 지체장애?

부르기가 어려웠는지 옹알옹알대자 갑자기 뒤에서 발바닥이 휙.

그 깡센아저씨(앞으로 깡으로 부를게)가 그 사람을 걷어찼어. 당연히 날아갔고.

"어디 부르는 척 하고 앉아있어, 어?"

하고 막 화를 내는데 다들 너무 그렇겠거니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

부인은 나와서 피아노를 치고 있고 다들 제각기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패닉이었어.

 

20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12:05 ID : unA4ZfU40rg

"학생은, 처음이니까. 이제 한 1주일정도면 다 알거야. 그때부턴 안봐줘."

깡이 선심쓰듯이 씨익하고 웃어. 나는 못있겠다 하고 나오니까 깡이 앉혀. 그래놓고선 하는 말이

"여기서 말 잘듣잖아? 그럼 여기가 하나님 나라야."

이게 시발 무슨 소린지, 다들 땟국물이 질질 껴있고 죽어가고 폭행이 난무하는데 무슨 하나님나라야.

하지만 나는 그때 중딩이고 그 아저씨는 한 40대쯤 돼 보이는, 근데 그 사람이 깡이 세서 그런진 몰라도

확실히 다가갈 수 없었음

 

21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23:12 ID : unA4ZfU40rg

왁자지껄한 합창이 끝나고는 목사가 와서 성경을 펴라고 시킴.

그리고선 한명씩 시켜서 읽히는데 여기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있는지

제대로 못읽는 사람이 가끔 나오는 데 그때마다 깡이 들고 있던 대걸레봉 같은거로다가 허벅지를

붕붕 소리나게 후려쳐. 그러면 막 사람이 픽 쓰러지는데 그걸 밟다가

"신앙심이 부족하니까 장애가 안 낫는거야. 예수님은 장님도 앉은뱅이도 고치셨어."

라며 그 사람을 호되게 야단치고 있는거야.

 

22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27:14 ID : unA4ZfU40rg

그리고 좀 읽다가 나선 갑자기 나를 단상으로 올리고선

"새 형제님이십니다. 스레주 형제님은 15살 나이에 주님의 가르침을 저버리고 악한 짓만 골라서 해오다

이 자리에 구원받기 위해 기도원에 오셨습니다! 박수!"

이러자 다들 박수를 치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소리를 지르면서 나가는거야.

"야 저 새끼 잡아와."

분위기가 싸해졌어.

 

23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32:44 ID : unA4ZfU40rg

그리고 한 3분 뒤 깡이 어떤 여자를 끌고 왔어. 머리가 산발이 되서는 정신이 온전치는 않은 것 같애.

"이 씨발년이 어디 ... 사탄년의 새끼야 나와!!"

목사가 이러더니 그 여자의 뺨을 풀스윙으로 후림. 여자가 쓰러졌어.

그러자 십자가로 때리면 사탄이 나온다면서 모두 다 사탄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탄아 나와라'를 외우라는거야.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사탄아 나와라'를 하고 있어. 나도 안하면 저렇게 쳐맞겠구나란 생각에 사탄아 나와라를

외웠지.

 

24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36:45 ID : unA4ZfU40rg

목사는 꽤 큰 나무십자가로 그 여자를 때리고 있고 여자는 싹싹 빌면서

"죄송합니다 다신 안그러겠습니다"

란 말이 나오자 위에 올라타선 마이크를 잡고 다신 안그럴테냐 묻는 목사에게

눈물콧물 범벅으로 싹싹빌고 있는 여자. 그리고 그걸 옆에서 뻘쭘하게 지켜보고 있는 나.

그러고선 목사가 하는 말.

"이번 안수는 특별히 스레주 형제와 같이 하겠습니다."

 

25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42:45 ID : unA4ZfU40rg

그러고선 내 손을 잡고는 다른 손으로는 그 여자 머리를 후려치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할지어니..."

뒤에는 방언을 하는데 다들 막 후루루러롤 하는 방언을 시작해

그러고서는 한 1분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더니 대머리에 흐르는 땀을 닦고

"자, 안수하느라 수고하신 스레주 형제에게 박수!"

다들 또 박수를 쳐.

 

26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54:31 ID : unA4ZfU40rg

그리고선 6시 예배가 끝났어. 저녁은 예배당에서 다 같이 먹는거래. 목사 내외 빼고.

깡이 말하길 예수님은 언제나 제자들과 만찬을 했기 때문에 우리도 만찬을 해야한대.

어디서 진짜 큰 고무대야를 들고와선 밥하고 고추장하고 이상한 나물무침들을 넣기 시작해.

"이걸로 저희 만찬을 즐깁시다." 하고는 방언기도 같은걸 해. 사람들도 다 따라하더라고.

먹읍시다. 하자마자 사람들이 숟가락으로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퍼먹고 있는데

그 장면은 정말 아수라장과도 같았어.

 

27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04:54:45 ID : unA4ZfU40rg

느무 피곤해서 좀 자다 올게

 

28 이름 : 이름없음 2018/02/09 16:07:14 ID : 87ffff82nvj

와 시벌.... 21세기의 싸이비종교 느낌이다... 그런데 질문이 하나 있음..... 내가 기독교알못이긴한데, 보통 무슨 장로회? 뭐 어쩌고회 하는 분파 같은 게 있잖아. 스레주네 부모님께서 다니셨다는 교회는 정식 승인받아서 제대로 된 교회였던 거야, 아니면 저 괴상한 수도원이랑 연관된 교회였던 거야...? 부모님은 아직 그거 믿고 계셔?? 수도원에서는 휴대폰을 빼앗아서 외부랑 연락이 안 되고 그랬어...?

너무 질문이 많아서 ㅈㅅㅈㅅ.. 근데 진짜 읽다보니까 소름이 쫙 끼치고 아직도 우리 나라에 저런 곳이 존재한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뉴스 특종감인데....ㄷㄷㄷㄷㄷㄷ

 

29 이름 : 이름없음 2018/02/11 14:58:28 ID : zdSJPa4IK1B

스레주 듣고있는데 어디갔어 ?

 

30 이름 : 이름없음 2018/02/12 18:19:20 ID : zSHzO01hdUZ

스레주 어딨어?

 

31 이름 : 이름없음 2018/02/12 19:07:18 ID : nClu1jxWkr9

미쳤다 저긴 진짜 개독교다 무슨 교회가 저러냐 사람들 감금시키고 말 안 들으면 폭행하고.. 거의 노예 생활 아니냐 교회 다니는 나지만 저건 진짜 아니다 착한 척해서 입소문 탄 게 틀림없어

 

32 이름 : 이름없음 2018/02/12 22:54:57 ID : jxU589xWnRv

미친...저런데가 진짜로 있다고???와..진짜 소름돋는다.....

 

33 이름 : 이름없음 2018/02/16 11:59:47 ID : 7z9fWjhdSKY

ㄱㅅ 스래주 안와...? 이거 너무 재밌어서 더 듣고싶은데..

 

34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11:14 ID : unA4ZfU40rg

미안!! 열흘이나 방치해두고 왔네. 이런 저런 일로 바쁘기도 바쁘고 오컬트적인 일도 있고 해서(이거랑 관련 없음)

만약 듣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면 한번 더 풀어볼까 해

 

35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14:44 ID : unA4ZfU40rg

>>28 정식 승인 받아서 제대로 된 교회였는데. 지인이 소개해준 곳으로 가게 된거야. 약간 내부 환경은 안알려진 채로

목사 부부의 가식에 의해서 좀 제대로 되었다고 입소문 탄거지. 핸드폰도 뺏고 그래서 외부랑 닿을 수가 없음. 탈출 뿐이 답이었지.

 

36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18:40 ID : unA4ZfU40rg

그렇게 혼돈의 카오스가 지나가고 얼빠진 나는 제대로 뭘 먹지도 못한 채 다시 방으로 들어갔어. 그때가 대략 가을쯤 되었는데도 스산하고 방엔 한기가 돌 정도로 터도 안좋은 느낌이야. 괜시리 무서운 마음이 들어서 벌벌 떨고 있는데 그때 깡이 와서는 뭔가 검고 두꺼운걸 던져주더라고. 성경책이야.

 

37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26:22 ID : unA4ZfU40rg

"내일 고린토전서 몇절에서 몇절까지 외우고 시험본다."

이 말 한마디만 던져놓고 깡은 나가버렸어. 갑자기 그걸 왜 시험을 보는 지는 모르겠는데...

알고보니 성경 중 어느 부분을 집어서(구,신약 상관X) 무슨 내용이고 등등을 시험을 보는데

틀리면 좀 불이익을 얻게 되더라고.

 

38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31:30 ID : unA4ZfU40rg

아무튼간에 그렇게 고린토전서를 읽고 있다보니 잠에 들었어. 아주 얇은 쇠로 만든 듯한 종이 쨍그랑쨍그랑거리며

울리자 사람들이 문을 끼이익...하고 열어. 나도 그 소리에 잠을 깼고 분위기로 기상 종인걸 알자 문을 열고 나오게 됐어.

다들 좀비떼처럼 낮은 신음소리 같은 걸 내면서 지하 예배당으로 향하고 있어.

 

39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45:51 ID : unA4ZfU40rg

예배당엔 접이식 의자가 두어져 있고 관리인 아저씨가 앉아있어.(깡과 별개 인물)

사람들이 거기에 줄을 서서 시험을 보는 듯 해. 내가 말했듯이 좀 멀쩡하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는지라

제대로 못 외우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그럴 때마다 관리인 아저씨 기준 왼쪽으로 열외.

난 다행히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닌지라, 또 그 꼬라지를 보니 안외우면 좆될 것만 같은 스멜에

어찌저찌 다 외워서 오른쪽. 어젠 패닉이어서 못봤는데 오른쪽에 있는 사람 중 꽤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있었어

 

40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51:10 ID : unA4ZfU40rg

하지만 멀쩡한들 여기선 거의 수감이나 다름 없고 외부와는 격리되어있으며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

심지어는 영양수급과 편안한 휴식조차 되질 않으니 멀쩡한 사람이라도 포기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었지.

하지만 난 이런 좆같은 곳에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어.

 

41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0:56:52 ID : unA4ZfU40rg

왼쪽에 있는 양반들은 다들 어딘가 하나씩 나사가 빠진것처럼 보였으니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을 포섭해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42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1:01:59 ID : unA4ZfU40rg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려고 하자 어디선가 튀어나온 깡이 내 발을 밟아.

"가만히 있어, 나대지 말고."

다들 쓴 웃음을 지을 뿐 아무 말도 못했지. 나는 너무나도 분했어.

 

43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01:04:26 ID : unA4ZfU40rg

또 잠이 와서 잠깐 이정도만 줄이고 갈게. 곧 다시 와서 제대로 글 쓸게 미안 ㅠㅠ

 

44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17:01:41 ID : qryY4MrwIL9

정식 승인을 받았다는게, 종파가 있고 목사님이 신학대학교나 신학과를 나오셨다는 거지...?

부모님이 기독교 계열 종사하셔서, 기도원에 대해 종종 들어봤는데 스레주가 갔다 온 곳은 정말 무섭고 이상하다...

다녀 온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지 않기를 바래..

 

45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23:16:00 ID : i8nVbzO09s3

>>43 우와우와!! 스레주 오랫만이야!! 열심히 들을게!!

 

46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23:41:40 ID : SIHwpVhy0pV

으아아.... 이거 좀 많이 무서운걸

 

47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23:57:06 ID : unA4ZfU40rg

>>44 아 물론 그 기도원은 사짜였어. 사기꾼이였고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는 꽤 크고 정식 교회였지.

거기서 알게된 지인을 통해서 가게 된거야. 나중에 듣기로는 지인의 삼촌도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해 거기 있었는데

사진도 웃으면서 찍고 그래서 좋은 곳인 줄 알았다는거야. 다 주작이였지만

 

48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23:58:57 ID : unA4ZfU40rg

아무튼 그렇게 탈출모의를 저지당하자 나는 어린 마음에 쫄아버렸지. 중2짜리가 성인의 살기를 감당하기란.

물론 중2중에도 미친놈들이 많지만 난 아니였나봐. 어쨌든 그렇게 저지당하고 나선 정말 부모님이 보고싶어 눈물이 나더라.

다른 의미로 참회하게 됨

 

49 이름 : 이름없음 2018/02/19 23:59:34 ID : unA4ZfU40rg

>>45 고마워 :) 갑자기 열흘정도 잠수타서 ㅠ

>>46 사실 괴담판에 올려도 되는 내용인진 모르겠어 ㅋㅋ

 

50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03:33 ID : unA4ZfU40rg

통과한 인원을 보니 경악. 대략 한 70명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통과쪽에 나 포함 15명정도? 나머지는 다 불합이었어.

그러자 깡은 가운데로 올라오고 관리자가 우릴 윗층 교회 쪽으로 데리고 갔어.

 

51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06:13 ID : unA4ZfU40rg

교회로 들어가보면 느낌이 달라. 정말 시골 고즈넉한 교회고 신자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아.

손주들도 데려오고 하하호호 동네교회 같은 느낌. 여기서 난 희망을 보고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는 척

탈출 작전을 또 한번 개시하게 돼.

 

52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08:20 ID : unA4ZfU40rg

교회로 올라온 우리는 관리자에게 말을 들었지.

"우리는 신앙심이 깊고 선택받았기에 윗층에서 예배를 드린다."

"허튼 소리 하지 말라."

 

53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14:44 ID : unA4ZfU40rg

예배는 다른 곳과 비슷하게 했어. 묵상기도를 하고 사도신경을 외우고 신도와 목사가 구절을 읽고

찬송가를 틀었어. 노래방 기계 비스무리 한 걸로다가.

헌금을 걷고 이제 설교를 하는데 더욱 놀란건 그런 미친짓을 하던 미친 양반이 너무나도 멀쩡하게 좋은 말을 해서

더욱 놀라고 진짜 소름끼칠정도로 혐오하게 됐어.

 

54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16:56 ID : unA4ZfU40rg

내가 크리스천은 아닌지라 그냥 말하자면 뭐 마지막엔 양손을 높게 들고

'주 예수를 믿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뭐 이런식으로 축복하고 끝냈어.

그리고선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각자 뭐 싸오신 밥 같은 걸 꺼내시더라고.

반찬이나 뭐 이런 것들도 다. 장아찌나 뭐 김치 , 어묵볶음 같은거

 

55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17:58 ID : a4Lfgi7aslD

보고있어

 

56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27:23 ID : unA4ZfU40rg

예배당 안엔 통칭 '교회 의자'도 있지만 식탁도 있었어 . 대충 그리자면 이런 느낌

그래서 식탁에 다 깔아놓고 모여서 앉은 다음 식사를 하게 됐어.

다들 손에 손을 맞잡고 가운데 앉은 목사가 식사기도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 관심 1도 없으니 그냥 빨리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느낌

내 눈앞에 콩자반이 너무나도 맛있어 보였음.

 

57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29:05 ID : unA4ZfU40rg

>>56 설교존은 대략 저렇게 그려놨지만 꽤 넓고 약간 무대같은 분위기.

단상도 있고 옆에 성가대 의자도 있고 피아노도 있고 노래방 기계도 있고

아무튼간에 식사를 시작하게 됐어.

성장기 남자 청소년의 먹성은 알아주지. 어제는 그런 패닉에 한 끼도 못먹었으니.

거의 걸신들린 듯이 먹어재꼈어.

 

58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33:21 ID : unA4ZfU40rg

거기 계신 어르신들은 허허 이녀석 참 밥 잘먹네 이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고

기도원 관계자들은 조금 걱정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어.

그렇게 막 식사중에 다들 복작복작하니 신경이 분산되어 있을 때 할머니 한 분에게 말을 걸었어.

 

59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34:56 ID : unA4ZfU40rg

"할머니. 여기 기도원 있는 거 아세요?"

"아유, 알지 그럼. 너도 기도원 애 아니냐?"

"네 맞아요. 할머니. 저좀 꺼내주세요. 학대받고 있어요."

"잉? 이게 무신 소리래?"

오...정말 시발소리가 나오게 되더라.

 

60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36:01 ID : unA4ZfU40rg

갑자기 그 할머니가 목사 부인한테 가서는 "얘 왜 이런대" 식으로 말하고 목사 부부는

"허허 그 친구가 정신이 조금 불안정한 친구라서 혼을 냈더니 저러네요" 하면서 상황 종료.

나도 거의 종료나 다름 없어.

 

61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38:33 ID : vAZdxwslu4F

보고있다ㅏ

 

62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39:50 ID : unA4ZfU40rg

그리고는 차를 마시고 과일을 깎아먹는 시간. 나는 깡과 관리자한테 끌려가다시피 나왔어.

문을 닫자마자 따귀를 꽝.

성인한테 맞는 풀스윙 따귀는 처음이었어.

 

63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44:47 ID : unA4ZfU40rg

얼이 나가서 어안이 벙벙했는데 머리끄댕이를 잡혀서 질질질 숙소 쪽으로 끌려갔어.

오히려 사람들 들으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자 깡이 발로 내 배(명치?)쪽을 후려차버렸어.

눈물이 뚝뚝 흐르면서 숨이 안쉬어져. 그 둘이서 날 질질 끌다시피해서 벽돌 건물쪽으로 끌고 갔어.

나는 그 건물이 뭔질 몰랐는데 무슨 뚱딴지처럼 조금 큰 창고가 숙소 근처에 있길래 창고인가 했어.

문이 잠겨있어서 창고인줄 알았거든.

 

64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46:28 ID : unA4ZfU40rg

한번 더 밟히고 나서야 나는 일으켜 세워지고 문의 자물쇠를 풀었더니 그 안에는...

나중에 기도원 사람들끼리 같이 얘기를 했을때 지옥불이라는 말을 들었고 그 이유는 바로

난동부린 사람, 통제가 어려운 사람을 저기에다가 넣어서 감금하는 곳이었어.

꽤 방이 컸지만 한 8명 정도가 같이 들어가있고 불도 안들어와있어서 공포감은 극대화

 

65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55:10 ID : unA4ZfU40rg

악취에 눈 앞은 캄캄하고 우는소리 욕하는소리 꺼내달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들리고

문은 찰카닥하고 잠기는 소리에 나는 그 자리에서 정말 신생아 울듯이 엉엉하고 울었던 것 같아

누가 목소리를 듣자 하는 말이 "새로왔나봐 처음 듣는 목소리야" 라는 말에 정말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 했어.

 

66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0:59:05 ID : unA4ZfU40rg

낄낄대는 소리도 있고 우는 소리도 계속 들리고 나는 방 구석에서 숨어서 숨을 죽였어.

"우리 나쁜 짓 안할거야. 옹아(엉아인지 옹아인지)도 나쁜 말 안해"

무슨 개소리인거야 도대체

눈물이 또로록 흘렀어

 

67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1:03:01 ID : unA4ZfU40rg

대충 히히덕 거리는 소리도 나오고

"옹애가 있었는데 웅울이 가서" 같은 이해가 되지도 않는 소리를 막 지껄여쌌는데

정말 무서웠어 도대체 이게 뭔가 하고. 정신병자들도 넣어 놓은건가 해서 정말...

 

68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1:11:51 ID : unA4ZfU40rg

무슨 말을 하나 궁금하면 혹시 나무위키에서 수구사응와라고 쳐봐봐. 딱 그 어투야.

이상한 말이 막 섞여서 나오는데 캄캄한 어둠속에서 새된소리로 들으면...어흐

 

69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02:07:17 ID : dPiphwIIHA2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이 치가 떨린다 진짜

 

70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13:55:13 ID : anwoMlyNBAj

거기 아직도 멀쩡하게 돌아가냐? 와 진짜 듣기만 하는데도 치가 떨린다.

 

71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18:44:27 ID : 9yZeMnVe3RB

헐 진짜 미친거 아냐??....

 

72 이름 : 이름없음 2018/02/20 19:37:09 ID : o7uq45cGk00

아직도 그런곳이 있다는게 치가 떨린다...

 

73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11:47 ID : unA4ZfU40rg

>>69,70,71,72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야..충격적이지

 

74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14:19 ID : unA4ZfU40rg

그리하여 나는 숨을 죽이며 거의 졸도하듯이 거기 갇혀있었어. 거기 문이 다시 열린건 저녁시간때.

바깥의 불빛이 통해 본 그 곳은 충격이였어. 사람들은 겨우 살아있는 느낌. 옷가지도 안빨아서 더럽고.

더욱 더 충격적인건 화장실이 큰 고무통이였어.

 

75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16:40 ID : unA4ZfU40rg

"나와, 이제부터 개기면 죽는다."

깡은 날 거기서 꺼내고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밥을 줬어. 양푼에 진짜 개밥처럼 생긴 밥.

된장에다가 밥을 이리저리 비비고 그 위에다 김치 몇 쪼가리 얹어준 그런?? 밥.

다들 막 밥을 보더니 눈이 돌아가서 자기가 먼저 먹겠다고 싸움 아닌 싸움을 벌이는데

그게 바로 지옥불인가 싶더라. 근데 그걸 만든 게 신이 아닌 인간이란게 더 치가 떨려.

 

76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23:21 ID : unA4ZfU40rg

개판난 꼴로 기도원 예배당으로 갔어. 머리도 헝클어지고 눈도 퀭해지고.

정말로 내가 지은 죄 때문에 이런 벌을 받나 싶을 정도로 서러워지고

다른 의미로지만 정말 참회된다는 느낌이야(전 레스에서 쓴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해서 또 이상한 예배를 들어오게 되었지.

 

77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27:07 ID : unA4ZfU40rg

예배는 전과 똑같으니 패스하고 이제 안수의 시간.

갑자기 등골이 서늘한데 나쁜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지. 깡이 내 옷의 뒷목부분을 잡고 끌어당기기 시작해.

말 그대로 질질질 끌려가는데 깡의 근력은 정말 어마무시했어. 내 배를 발로 찬 것도 정말 자기의 풀파워였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이사람한테 제대로 맞으면 죽겠구나 싶은 느낌이였어.

 

78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31:33 ID : unA4ZfU40rg

깡이 날 단상에 꿇리고 목사가 나와서 일장연설.

"네 지난날의 과오의 죗값을 치루기 위해 왔는데, 사람을 또 곤욕에 빠뜨려?"

"여러분, 사단이 지금 몸에 들어와있습니다. 결국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선 날 발로 차재꼈어. 가슴팍에 발을 맞은 나는 그대로 고꾸라졌고.

 

79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34:21 ID : unA4ZfU40rg

목사는 내 배 위에 올라타서 엑소시스트 영화마냥 성경책을 올려놓고

"음왈라세낄라" 같은 무슨 방언을 내뱉으면서 내 싸대기를 때려.

"나와라! 사단아!!"

아마 사탄을 얘기하는 것이겠지.

목사는 정말 뭘 쳐먹었는지 몸무게가 정상이 아니였어. 난 숨을 쉬는 것 조차 벅찼지.

 

80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36:46 ID : unA4ZfU40rg

그렇게 얻어터지면서 양 볼이 시뻘겋게 부어오를 정도로 맞은 나를 본 목사는

흡족해하는 표정으로 "이 정도로 응급처치와 같은 것을 했으니 나머지는 신도님들의 기도입니다."

라는 말을 하더라고. 그러자 모두가 서로 다투듯 기도를 시작했지.

손을 모으고 방언을 터뜨리거나 몸을 떨면서.

 

81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38:52 ID : unA4ZfU40rg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은 깡과 관리인이 나서서 처리를 하고 있었어.

협박,폭행 등으로. 나는 단상 위에 누워 있었는데 목사가 발로 툭툭 공 차듯이 밀어서

날 단상 밑으로 떨궈. 소리도 못내고 눈물이 흐르는데 더 슬픈건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는다는 거.

깡과 관리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목사부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더욱 더 몸을 떨고

방언이라는 이름의 헛소리를 내뱉을 뿐.

 

82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41:09 ID : unA4ZfU40rg

그리고선 저녁시간. 아마 똑같은 느낌의 비빔밥을 또 갖고온 듯 했어.

누워있던 나는 겨우 몸을 이끌고 가고 있는데 관리자와 깡이 내 앞을 가로막았어.

"넌 우리 좀 따라와야 쓰겄다?"

깡과 관리자는 옆에서 내 양쪽 팔을 잡고 날 숙소로 끌고 갔어.

 

83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42:47 ID : 1ba5O1bg7Ak

뭐 저런데가다있냐...

 

84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45:37 ID : unA4ZfU40rg

내 방 문을 열고선 나를 거기다 집어던지듯이 넣고선

"밥이 아깝다" 라는 둥의 말을 하곤 갔어.

그리고 난 맞은 후유증으로 이틀을 그 숙소에서 못나갔지.

깡과 관리자가 날 꺼내려고 별짓을 다했지만

나는 도게자 형식으로다가 정말 싹싹 빌면서 제발 말 잘들을테니 이번만 쉬게해주세요

라고 애원했어.

 

85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47:26 ID : unA4ZfU40rg

그러자 깡과 관리자는 "좋아, 그대신 너 나한테 걸리면 바로 산채로 묻어버린다."라고 말을 하곤

날 방 안에서 쉬게 해줬어. 누워 있으면서 드는 생각은 부모님에 대한 원망.

그리고 어떻게 하면 다시 이 곳을 나갈 수 있을까.

 

86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49:14 ID : unA4ZfU40rg

물은 이따금씩 넣어주는 2리터 짜리 플라스틱 물병에 수돗물 담아준 거.

밥은 안먹었던 거 같아.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거든. 기운이 없어서...

이따금씩 밖에서 누군가가 행패를 부렸다가 얻어터지는 소리가 나.

더욱 더 나가고 싶다는 갈망이 커져갔었어.

 

87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53:11 ID : unA4ZfU40rg

그 일이 있고 3일째 되는 날, 나는 다시 나오게 되었어.

그 대신 다른 사명을 갖고 나가기 위한 작전을 위해 쓰지도 않던 머리를 여러 번 쓰게 되었지.

정상인들을 어떻게 해서든 포섭해야겠다는 그 작전을 위해 나는 기도원 예배당을 스캔하게 되었어.

 

88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1:55:04 ID : unA4ZfU40rg

좀 상태가 괜찮은 사람과 아예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은 차림새부터가 달라.

알코올중독 등으로 정신적인 문제보단 신체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옷가지를

정돈해서 다녀. 지적장애나 조현병이 있는 사람들은 일단 옷 입는 것 부터가 미스.

듣기로는 여름에는 팬티바람으로 나오는 듯 해.

 

89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00:07 ID : 87hy6mIJQtu

지금도 있는 거 아니지?

 

90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05:44 ID : unA4ZfU40rg

그래서 내 눈에 들어온 것은 3명 정도.

한 분은 G아저씨. 알콜중독으로 가정폭력을 휘두르고 아내의 간청으로 입원.

또 다른 한 분은 B누나. 우울증으로 가족의 권유를 받아서 들어왔어.

마지막으로 P형. 게임 중독으로 이쪽도 똑같이 가족이 보냈어.

물론 그 때 당시엔 알지 못했고 나중에 와서야 알게된 거지만.

 

91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06:36 ID : unA4ZfU40rg

>>89 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당연히 지금은 없지. 지금은 그 동네가 전부 재개발이 돼서

아파트가 새로 올라와 있었지만 예전엔 정말 집 몇 개가 띄엄띄엄 있던 말 그대로 시골이야.

 

92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10:03 ID : unA4ZfU40rg

>>91 스포일러라고 하면 좀 이상한가? ㅋㅋ

아무튼간 그렇게 해서 몇 명을 주의깊게 살피고선 나중에 들어갈 때 숙소 들어가는 곳을 지켜봤어.

B누나는 여자였기에 여자숙소로 들어갔고 P형이 나와 근처, G 아저씨는 둘러둘러 들어갔어.

나는 밤에 내 방 문을 열고 탈출을 할 생각을 했어.

 

93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12:09 ID : unA4ZfU40rg

>>91 내가 졸린지 말이 헛나오네 ㅋㅋ '올라와 있지만'이야

방 문은 기본적으로 밖에서든 안에서든 잠기지는 않아. 아마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인 것 같아.

지들도 알았겠지. 이런 개같은 곳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을.

그 대신 깡과 관리인이 밤 12시 정도까지는 계속 뚜벅뚜벅 걸어다녀.

열쇠소리, 발걸음, 헛기침, 땅에 끌리는 삽이나 막대기 소리는 아직도 상상만 하면 소름돋아.

 

94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13:43 ID : unA4ZfU40rg

그 작전을 위해선 한 3일정도의 일과를 봐야 했어.

그만큼 머리를 쓰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해야하니 밥도 정말 다른 불편한 분들 밀쳐가며

한 숟갈씩 더 먹겠다고 나도 꾸역꾸역, 결국 거기의 일원이 된 거야.

 

95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15:17 ID : unA4ZfU40rg

3일 정도 지켜본 일과는 오히려 정말 기적과도 같았어.

깡과 관리인은 아마 우리를 무기력한 사람들로 여겼던 것 같아. 12시 이후로는

바로 본인들도 들어가서 쉬더라고.

나에게는 드디어 기회가 온 거야.

 

96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21:21 ID : unA4ZfU40rg

그래도 혹시 몰라 4일차도 넘기고 5일차에 드디어 개시했지.

문을 열었어. 조심스럽게. 낡은 문이라 경첩소리가 나지 않게 살며시 밀어서

대각선 앞에 있는 P형 방으로 들어갔어.

 

97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23:19 ID : unA4ZfU40rg

문을 슬쩍 여니 잠에 빠진 P형이 보였어. 혹시라도 소리를 지를까 입을 막을 준비하고

팔을 흔들어 깨웠어. 아니나 다를까 소리를 지르려고 해서 입을 막고선 쉿 하라고 손가락을 입술에.

그리고선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어.

 

98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27:02 ID : unA4ZfU40rg

P형의 이름과 나이. 들어온 이유. 언제 들어왔는가. 탈출은 시도해봤는가.

P형은 17살이었어. 프로게이머가 되고싶어서 롤을 주구장창 했는데 어느날 부모님이 형을 태우고

교외로 빠져나가더니 결국 여기에 쳐박힌지 8개월 째. 탈출은 시도도 못하고 남이 맞는 것만 보며

조심스럽게 쫄아있다고 했어. 나는 그에게 탈출을 제안했어.

 

99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29:41 ID : unA4ZfU40rg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입을 열기 시작했어.

그가 들어오고 나서 3개월쯤 됐을 때 어떤 젊은 남자(20~30대 추정)가 탈출 시도를 하다가

철조망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자 교회 관계자들이 그에게 말 그대로 뭇매를 때리다

지옥불에 쳐 넣었다는 얘기를 들었어.

 

100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32:25 ID : unA4ZfU40rg

P형은 가능한 도와주겠다고는 얘기했지만 자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고

자기는 당장 탈출 안해도 좋으니 내가 만약 탈출한다면 여기의 모든 일들을 다 얘기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었어.

 

101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35:09 ID : unA4ZfU40rg

그리고선 새벽 어스름이 되기 전에 빨리 빠져나와 내 방으로 들어왔고

시험을 보고 통과는 했지만 나는 밑에서 대기할 수 밖에 없는 신세가 되었어.

하지만 나에겐 P형이 있었고 P형에게 가능하면 볼펜을 훔쳐와달라는 요구를 했어.

의사소통을 위해서야.

 

102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38:26 ID : unA4ZfU40rg

사실 P형이 들어왔을땐 서로 얘기하는 것까지는 허용했으나 일련의 탈출미수 사건이 있은 뒤로는

작당모의를 막기 위해 기도원 입소자들 사이의 잡담은 허용이 되지 않아. 하지만 이 예외는

시험을 통과해 교회에 올라온 사람들은 기도원의 악행을 가리기 위해 멀쩡하게 행동을 시켜.

난 그걸 미처 알지 못했고... 아쉬웠지만 P형에게 다른 사람들의 포섭을 요청했어.

하지만 그는 난색을 표했고 결국 P형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지는 못했어.

볼펜은 가져다 줬으니 그걸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어.

 

103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42:30 ID : unA4ZfU40rg

성경 뒤쪽에 찬송가나 속지 등 빈 공간의 종이가 꽤 있어서 간단한 의사표현 정도는 되더라고.

일단 G아저씨가 숙소로 가기 두번째로 쉬운 장소니 그 아저씨에게 몰래 종이 쪽지를 쥐어줬어.

"아저씨한테 할 말이 있어요. 어디관 어딘지만 알려주세요"

그러더니 아저씨가 우뚝 서서는 나를 잠깐 기다리더니 귀에 속삭였어.

"고린토관, 11호"

 

104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44:45 ID : unA4ZfU40rg

나 또한 예배를 끝마치고 12시쯤 넘어가는 때에 고린토관 쪽으로 넘어갔어.

아마 고린토관은 중장년 전용인지 아저씨들 코고는 소리도 많이 나고 그러더라고.

문에 붙어있는 11번을 보고 문을 열고선 인사를 나누고 똑같이 얘기를 나눴어.

아저씨도 약간은 난색을 표명하더라고. 그리고 일단 이 양반도 정상은 아니었어.

 

105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46:12 ID : unA4ZfU40rg

막걸리나 술을 사오지 않으면 협조할 수 없다는 둥 협박을 하다가도

나가면 자기도 나갈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을 갖다가...

또 걸려서 뒤지게 두들겨 맞고 저런 지옥불로 들어가는 건 아닌가 그러다가 내비친 말로는

"조금은 도와줄게 조금은."

결국은 별로 도움도 안됐지만 말야.

 

106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56:35 ID : unA4ZfU40rg

마지막 희망을 안고 B 누나에게도 또한 쪽지를 건넸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요셉관 9호로 와주시겠어요?"

근데 당연히 미친놈으로 볼 것 아냐.

중 2짜리가 왜 여자한테 갑자기 지 방으로 오라고 하는데.

당연히 그녀도 거절했어.

 

107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2:59:18 ID : unA4ZfU40rg

여담이지만 여기는 날짜 지나도 아이디가 안바뀌는 듯 하네. 나중에 다른 스레도 파려고 하는데

아이디가 그대로여도 그냥 그려려니 해줘. 인생사에 생각보다 굴곡이 많네 ㅋㅋ

 

108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3:10:02 ID : qjijijilxzR

응 잘읽고있어!

 

109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3:14:50 ID : dPiphwIIHA2

>>107 같은 스레 내에서만 같은 IP는 같은 아이디를 유지해 ㅎㅎㅎ 다른 스레 만들면 같은 IP더라도 아이디 달라지니까 걱정말로 또 스레 세워 ㅎㅎㅎㅎ

 

110 이름 : 이름없음 2018/02/22 09:47:59 ID : o7uq45cGk00

휴...그래도 재개발됬다니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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